(도쿄=연합뉴스) 조성미 특파원 = 올해 상반기에 이어졌던 엔화 약세가 달러당 150엔대 후반에서 주춤하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2일 도쿄 외환시장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한 달 동안 156엔(약 1천329원)대 초반에서 158엔(약 1천347원)대 후반을 오르내렸다.
월간 변동 폭이 2.87엔(약 24원)으로, 4년 반 만에 가장 작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해설했다.
이는 구조적으로는 엔화 매도세가 여전하지만, 올해 상반기에 엔화 약세를 주도했던 헤지펀드 등 투자자들의 투기적 매도가 줄어든 상황이 반영된 결과라고 이 신문은 짚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집계하는 헤지펀드 매매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으로 펀드들의 엔화 순매도 규모는 1천800억엔(약 1조5천340억원)에 해당하는 약 1만4천 계약으로 집계됐다.
이는 투자자들의 엔화 매도세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 6월 말 11만5천 계약의 8분의 1로 축소된 것이다.
엔화 약세가 주춤해진 것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주도로 이뤄진 미일 공동 환율 개입이 시장에서 실효를 거뒀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도 "리플레이션 정책(심각한 경기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인위적으로 물가를 상승시키는 경기 부양책)이 필요한 국면은 아니다"라고 발언하는 등 확장 재정을 경계하는 시장을 의식하며 엔저 속도를 늦췄다는 평가다.
닛케이는 '다카이치 정권이 엔저를 용인하고 있다'는, 과거 엔화 매도의 근거로 여겨졌던 시각이 힘을 잃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30일까지 이틀간 진행된 일본은행의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보류됐지만 엔화 매도세가 가속하지 않은 것도 이러한 맥락이라는 것이다.
프랑스 등 유럽의 정치적, 재정적인 불안 상황과 주식 시장에서 인공지능(AI) 관련 장세가 불안정한 상황은 향후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엔화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엔화 환율이 달러당 150엔(약 1천278원)을 향해 나아갈 만한 상승세는 부족하고 당분간 150엔대 중후반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본은행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현재의 '3개월에 1회 정도'보다 늦출 수 있다는 발언이 나올 경우 엔화 매도세가 재현될 수 있고, 중동 사태 불안이 장기화하며 일본 경제의 고유가 위험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2일 정오 기준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7.90∼91엔 수준에서 거래됐다.
3일(현지시간)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포지션을 조정하려는 움직임 속에서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흐름이 우세를 보였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